사노라면

물목을 보내며

오재선 2012. 3. 23. 20:52

 

봄이라는 언어가 그리웠는데.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풀리고 땅 속의 생명들이

제 몸의 빛깔을 들어내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봄은 우리들 가슴에 성큼 다가섰다.

이 따스한 봄날을 앞두고 사랑이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성훈이와 민혜가 한 가정을 이룬다.

멀게만 느껴지던 혼인날이 가까워지자 난 잠이 오지 않았다.

새 아가를 받아들이는 게 너무 좋아서다.

이게 모든 부모 마음인가 보다.

밥 먹지 않아도 배부를 만큼이다.

내 마음이 저 하늘로 날아오르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때 사부인께서도 잠 못 이루고 계실거다.

나와는 반대의 입장에서......

얼마나 서운하시겠는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귀하디귀하게 예쁘디예쁘게 사랑으로 키운 딸,

어느날 훌썩 떠나보내자니......

 

감사하다

그 딸을 내게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

나는 배 아프지 않고 사랑스럽고 이쁜 딸 하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