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푸른, 아린 가시들(좋은시) 18

2008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너와집/박미산 갈비뼈가 하나씩 부서져 내리네요 아침마다 바삭해진 창틀을 만져보아요 지난 계절보다 쇄골 뼈가 툭 불거졌네요 어느새 처마 끝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나 봐요 칠만 삼천 일을 기다리고 나서야 내 몸속에 살갑게 뿌리 내렸지요, 당신은 문풍지 사이로 흘러나오던 따뜻한 온기가 사라..

2008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당선작

구두 수선공/최 일 걸 그는 구두 밑창에 겹겹이 달라붙은 길들을 더듬는다 뒤엉킨 길들을 풀어놓으려는 그의 손마디가 저릿하다 시한폭탄을 해체할 때처럼 진땀나는 순간, 자칫 잘못 건드리면 길들이 한꺼번에 들고 일어서거나 뜀박질이 그의 심장을 짓밟고 지나갈 것이다 자꾸 엇박자를 놓는 길과 ..